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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의 사생활/- 독서

2020 읽은 책 결산 #추천 도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대표작 포함)

 


- 총평 -

 

2020년은 "소설을 읽기 시작한 해"였다.
원래 소설보단 지식도서나 에세이류를 좋아했다. 성향이 애매하거나 돌려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소설이 일상 생활에 도움되지 않아 덜 유익하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읽는 소설이라면 무가지스러운 로맨스류가 전부였다. 그러다 소설을 읽기 시작한 계기는 잠깐 다녔던 독서모임에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만나게 되면서다. 그때부터 지식도서는 뒤로하고 소설만 주구장창 읽었다. 어느덧 돌아보니 20년도에 읽은 책 절반이 소설이더라.

 

소설의 묘미는..

비문학/에세이는 작가의 직접적 워딩을 통해 경험하는 구조라면, 소설은 인물들 + 그 너머 작가의 생각까지 유추함으로써 이중 구조로 경험을 쌓아 올리는 데 있었다. 쉽게 말하면, 소설에 숨은 작가를 끄집어내 이해하는 것이 재밌었다는 얘기다.

또, 소설은 여행 같았다. 상상하고, 표현에 감탄하고, 빗대어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다른 세계 종착지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궁합 잘 맞는 소설에 한정되지만)

 

이 글을 쓰다가 21년이 된 지금도 책상 위에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놓여있다.

올 해도 책장의 대부분을 소설로 채울 것 같은 예감이다.

 

 


 

- 2020 읽은 책 결산 -

ⓝ : 노벨 문학상 수상자 작품

 : 노벨 문학상 수상자 대표작

 

 

핵꿀잼.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읽어버린 책  #추천도서

Best

1.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2. [소설] 개구리 - 모옌  

3. [소설] 파리대왕 - 윌리엄 골딩  

 


그 외 (내 취향! 콩집사's 픽!)

[소설] 재즈 - 토니 모리슨  

[소설]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피그말리온 - 조지 버나드 쇼 

[소설] 상록수 - 심훈 

[일반/사회/경영] 요즘 애들, 요즘 어른 - 김용섭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내 인생 소설이다. 나름 반전도 있어서, 잘못 서평을 남겼다가 스포 때문에 남의 재미까지 앗아갈까 무서웠을 정도였다. 독서모임에서도 이 책이 제일 재밌었다고 꼽았던 회원이 많았다. 만약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읽어보려 한다면, 웬만하면 리뷰/서평은 찾아보지 않고 읽어보길 추천한다.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리뷰 : haesamiii.tistory.com/4

 

개구리는 중국의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시행했던 산아 제한 정책인 계획생육의 이야기다. 이 책을 통해 중국의 내부를 낱낱이 고발하므로 다각도에서 한 정책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정책과 사람들의 충돌 속 자신이 추구해야할 방향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또 다른 재미는 이야기 전개 방식에도 있다. 앞 부분의 서신 형식과 뒷 부분의 극본 형식의 결말에서 다른 성격으로 묘사된 인물들로 인해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다. 

- 개구리 리뷰: haesamiii.tistory.com/10?category=867428

 

파리대왕암시와 상징만큼 명쾌한 해석이 많아 맞추는 재미가 있다. 소설에 내포된 충격적 표현들과 나름 막장스러운 요소들이 흥분을 고조시킨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 요소들이 당신의 뇌 속 변연계를 뚜드려(두들겨) 패고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는(=재미있지만 더러운 기분) 경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 파리대왕 리뷰: haesamiii.tistory.com/25?category=867428

 

 

그 외 추천의 말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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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젊은 흑인 소녀와 바람난 남편의 이야기다. 소재는 재즈와 무관하지만, 읽다 보면 책 자체가 재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자가 신원미상의 '나'에서 남편이나 아내로 물 흐르듯 흘러간다. 정신차려보면 어디서 부터 시작 됐는지도 모른 채로 이야기에 끌려다닌다. 작가의 필력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공감되는 문구가 많아서 한동안 프로필 사진에 담아 두기도 했었다. 

 반지는 아름다웠어. 내가 가지고 있다 해도, 그 반지는 내 것이 아니야. 나는 반지를 사랑하지만, 거기에는 속임수가 숨어 있어. 반지가 내 것이라고 말하려면 나는 그 속임수에 동조해야 해. 트레이스 부인의 머릿속에 살고 있는 가짜 금발 머리 소년을 연상시키는 속임수. 내가 '괜찮아요. 안 받을래요'라는 말을 할 수도 없을 만큼 어릴 때, 백인들에게 훔쳐서 나에게 주어진 선물

오직 당신만을 사랑해요.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에게 내 전부를 서슴없이 바쳤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해주고 내게 그 사랑을 보여주길 원해요. 당신의 포옹을 사랑해요. 얼마나 나를 바싹 안아주는지. 이리저리 어루만지는 당신의 손길을 좋아해요. 아무리 당신의 얼굴을 한없이 바라봐도, 당신이 내 곁을 떠나는 순간이면 당신의 눈동자가 그리웠어요. 당신에게 말을 걸고 당신의 대답을 듣는 건 참으로 짜릿한 기쁨이에요.
-토니모리슨의 재즈 본문 중-

 

 

설국 활자들이 아름다운 색채 옷을 입고 눈 앞에서 상영되던 소설이다. 돈도 있고, 와이프도 있는 한량 시마무라가 겨울마다 눈의 고장에 찾아가 게이샤랑 노닥거리는 내용이다. 시마무라의 작태를 볼 때마다 분노가 치밀기도 했지만, 눈 앞에 그려지듯 보이는 장면들 때문에 책을 덮고나서 한동안 뛰는 가슴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내가 읽은 책은 시인을 겸업하는 번역가가 번역한 문예출판사 버전이었는데, 오래된 듯한 번역 때문에 더 감성적인 느낌과 아주 옛날영화를 (성우가 목소리를 더빙하던 시절의 영화)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알맞게 피로해졌을 때쯤 해서 휙하고 돌아서면서 유카타의 뒷자락을 걷어올리고는 단숨에 달려 내려오니 발밑에서 노랑나비 두 마리가 날아갔다. 나비는 서로 뒤얽히면서 이윽고 접경 지대의 산보다도 더 높게 날아오르더니 노란 빛이 하얘지면서 아득히 멀어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본문 중-

 

 

피그말리온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소설이다.  히스테릭한 히긴스의 성격도, 그 시대에 자신이 의지로 행동하는 여성 둘리틀의 성격도 마음에 들었다. (둘 다 지랄 맞지만 개성 있어 매력적이다.) 그리고 은근하게 풍겨오는 로맨스 향기가 이야기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둘 사이의 결말은 그 시대 독자들의 바람과 달랐지만, 인물들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결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서 인물이 살아 있는 소설이라고 표현해본다.)

피그말리온 리뷰 : haesamiii.tistory.com/24?category=867428

 

 

 

상록수는 개인적으로 청소년기와 지금의 나 사이의 갭을 느끼게 해 준 소설이다. 청소년 시절, 이 책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던 이유는 시험을 위한 필독서였기 때문이었다. 다 큰 지금에 와 다시 읽어보니, 이런 숭고하고,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소설이 어디있을까 싶더라. 청소년 때 읽고 그 뒤로 쳐다본 적도 없다면, 다시 읽어보길 추천한다. 당신도 나와 같이 같은 책을 색다른 시선으로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상록수 리뷰 : haesamiii.tistory.com/36?category=867428

 

 

 

 

요즘 애들 요즘 어른은 내가 읽었던 세대 소재 책들 중에 중에 제일 잘 쓰여진 책이라 생각한다. 비자 트렌드 파악을 위해 현 주체인 밀레니얼 세대와 차세대 Z세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다면 충분히 참고하기 좋은 서적이다. 세대 차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데, 심지어 재미까지 있다. 무료하고 심심하던 날 중고서점에 들렀다가 그 자리에서 반절을 읽고 구매했을 정도다. 

 

 

 

 

어렵고, 재미도 모르겠고, 그래서 진도 빼기 어려웠던 책

[소설] 하얀 성 - 오르한 파묵 
[소설] 아우라 - 카를로스 푸엔테스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일반/사회/경영]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위 책들은 읽으면서 '그래서 어쩌라고', '뭐가?', '뭐라는 거야', '왜 이러는건데?'를 반복하게 만든 책들이다. 활자가 머릿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눈에서 맴도는 수준이었다. 아마 아직 내 역량에 읽을만한 책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사람, 장소, 환대를 제외한 위 소설들은 잘 간직하고 있다가 기회 될 때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아마 몇 년 뒤..?)

 

 

 

소장하고 싶지 않아서 중고서점으로 보낼 책

[일반/사회/경영] 마케터가 알려주는 돈이되는 빅데이터 분석 - 강지은 
[일반/사회/경영] 사기 인문학 - 한정주 

 가장 싫은 책, 돈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책은 '목차가 내용의 전부인 책'이다. 이런 책들은 대학시절, 하기 싫은 과제를 만날 때, 말의 꼭지만 잡아놓고, 할 말 없으니까 활자 늘려 쓰기로 작성했던 내 과제물들을 상기시킨다. 나에게 마케터가 알려주는 돈이되는 빅데이터 분석이 그런 책이다. 마케터들이 빅데이터를 보고 사고하는 방식이 알고 싶어서 구입했는데, 디테일도 없을뿐더러 목차가 내용의 전부였다. 활자도 적고, 내용도 알차지 않은데, 책값은 만 오천원이라서 구입한 나한테 화까지 났었다. 출판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차액이라도 줄이고자 빠르게 중고서점으로 보낼 예정이다.

 사기 인문학은 역사서 사마천의 사기와 자기계발적 요소를 엮어낸 책이다. 중국의 역사를 1도 모르는 나한테 나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었으나, 자기계발서의 향기가 너무 짙어서 책장에서 내보내려고 한다.  자기계발서에 거부감이 없는 편인데, 이 책은 컨셉이 애매할 정도로 자연스럽지 않았다. 이러던 저러던 간에... 나는 이 책과 이별하려 한다.

 

 

 

그 외 읽은 책에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과 흥미 위주로 평점을 입력하였으니,

책 추천 받고 싶으신 분은 참고하시길 바란다.

 

 

※ 2020 읽은 책 리스트 / 총 40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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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책 리스트]

총 40권

※ 개취 평점. (작품성과 상관 없는 평점임을 유의)

★ 찬양 + 진짜 강추!!

진짜 재밌게 읽음

☆ 재밌게 읽음

☆ 내 취향은 아님

★☆☆ 레알 내 취향 아님

☆ 말 하지 않겠다..

 

[소설] 
1.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
2.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3. 상록수 - 심훈
4. 거미여인의 키스 - 마누엘 푸익

5.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6. 에디의 끝 - 에두아르 루이
7. 파리대왕 - 윌리엄 골딩  
8. 개구리 - 모옌     
9. 위폐범들 - 앙드레 지드   
10. 제 5도살장 - 커트 보니것  

11.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파트릭 모디아노  
12. 베로니카의 눈물 - 권지예  
13.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14. 아우라 - 카를로스 푸엔테스 ★☆
1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6. 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
17. 재즈 - 토니 모리슨  
18. 하얀 성 - 오르한 파묵  ★☆

19.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
20.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희곡] 
21.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
22. 피그말리온 - 조지 버나드 쇼  
23. 밤으로의 긴 여로 - 유진 오닐    


[일반/사회/경영] 
24.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정재찬
25. 사기 인문학 - 한정주 ★☆

26. 불평등의 세대 - 이철승  ★☆

27. 프로비스 - 김지현  
28. 요즘 애들, 요즘 어른 - 김용섭 

29. 로지컬 씽킹 - 데루야 하나코   
30. 마케터가 알려주는 돈이되는 빅데이터 분석 - 강지은
31. 기획의 정석 - 박신영   
32. 트렌드 코리아 2020 - 김난도  

33.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


[뇌과학/심리] 

34.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조종하는 뇌를 읽다 -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  
35.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나에게 - 네모토 히로유키  
36.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37.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올리버 색스   


[자기계발] 
38. 공부머리 독서법 - 최승필  

[에세이] 
39. 30대의 간헐적 직장 탈출기 - 황재준  
40. 판사유감 - 문유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