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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의 사생활/- 독서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 커트 보니것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 커트보니것

 



‘아마겟돈을 회상하며'는 커트 보니것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인 마크 보니것이 아버지의 미발표작을 묶어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대부분 전쟁에 대한 이야기로 커트 보니것의 전쟁에 대한 고찰을 어떻게 소설로 녹여낼 것인가 고심했던 흔적이 담겨있다.

이 책은 그를 그리워할 팬들을 위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그가 살아생전 출간하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미발표작은 미발표작일 뿐. 그의 이야기를 듣고싶다면 대표작인 제 5도살장을 보는 것으로 충분해 보인다.

 

 

 

[인디애나폴리스 클로우스 홀 연설문] 

p.30 수천 년 된 인간의 두개골을 연구해온 형질 인류학자들은 우리의 수명이 원래 서른다섯 살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합니다. 우리 치아가 현대 치의학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그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랍니다.

p.39 만약 예수가 오늘날 살아 있다면 우리는 주사를 놓아 그를 사형시켰을 겁니다. 전 그런 걸 발전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예수가 처음에 죽임을 당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예수를 죽여야 할 겁니다. 그의 사상은 너무 진보적이거든요.

p.41 하지만 마르크스로 돌아가자면, 그가 종교에 대해 그토록 사악한 말을 했다고 하는 1840년대에,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예수, 혹은 인도적이고 전능하신 하느님께 얼마나 복종했던가요? 그들은 인간 노예 소유를 전적으로 합법화했고, 그 뒤로도, 맙소사, 팔십 년 동안이나 여성들의 투표와 공직 진출을 금지했습니다. 

 

[모든 거리에서 슬프도다 슬프도다 하겠다]

p.54  2차 대전은 야만에 맞서는 이성의 전쟁인 것으로 되어 있었고, 전쟁의 주제는 너무나 높은 수준의 것들이라 우리의 흥분한 전사들 대부분은 자기가 싸우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적이 개자식들이라는 것만 알 뿐이었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모든 살인이 용납되는 새로운 종류의 전쟁이었다. 

p.63 우리가 시체를 거리로 나르기 전에 그들이 귀중품을 모두 털었으니 꽤 돈이 되는 일이었다. 죽음이 너무나 흔해져 우리는 이 음울한 짐을 놓고 농담하고 마치 쓰레기처럼 내던졌다. 처음에는, 특히 시체가 젊은 사람일 때는 그러지 않았다. 

 

 [멋진 날] 

p.91 "대위님," 내가 말했어.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이미 전부 달성되었습니다. 우리에겐 평화가 있고, 자유가 있고, 어디서나 모두가 형제처럼 지내고, 모두 좋은 집에 살면서 일요일마다 닭고기를 먹습니다."

 

[유니콘 덫] 

p.157 교수대의 아치 열여덟 개에 망자 열여덟 명이 매달려 이쪽저쪽 흔들리고 있었다. 정복왕 윌리엄의 친구인 '끔찍한 로베르'에 의해 교수형을 당한 그들은 두 눈에 초점이 풀린 채 나침반 바늘처럼 돌았다. 북쪽, 동쪽, 남쪽, 서쪽 그리고 다시 북쪽. 친절하고 가난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에겐 희망이 없었다.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p.295   "만약 내가 오늘 밤 성공한다면, 인간들 사이에 더는 악마가 없게 될 것이다. 나는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이제는 만약 다른 사람들이 지구상에서 허영과 무지와 빈곤을 없애준다면, 인류는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고먼 타벨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