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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의 사생활/-블랙야크 100대명산 도전

14) 화왕산 진달래꽃 산행 #4월 3째주


등산코스 : 화왕산 옥천매표소~관룡사~용선대~관룡산~허준세트장~화왕산성~화왕산 정상~배바위~창녕매표소~자하곡주차장
등산소요시간 : 5시간 (휴식 1시간 포함)
등산날씨 : 최고 29도 화창
등산복 : 아디다스 레깅스, 안다르 셔츠, 젝시믹스 바람막이
준비물 : 등산화, 가방, 스틱, 비상식량, 모자, 얼음물2통
다음에 꼭 챙겨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 팔토시, 벙거지 모자, 땀수건, 자외선차단마스크, 얼음물 3통, 샤인머스캣!!!!!


한줄평: 땡볕에 힘들어 죽을 뻔.. 그래도 진달래가 예뻤다




이번 시즌의 마지막 등산이라 생각하고 안내산악회 티켓을 끊었다.
이제 날씨가 더 더워지면 등산의 힘듦보다 더위로 인한 힘듦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찬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 때,
이 때 볼 수있는 산이라도 구경하려고 경남 창녕으로 향했건만..

웬걸.. 이미 여름은 와 있었다.


지방산 갈 때,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를 사먹는다.
서울에선 5,000원, 휴게소는 2,000원.
사먹는 게 의식적인 일처럼 되어 버렸다.



화왕산 옥천매표소에서부터 시작해 발걸음을 옮긴다.
사실 등산코스에 그렇게 기재는 되어있었는데
돈을 낸 게 없기 때문에 매표소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르는 길은 산책코스처럼 되어있다.
벚꽃이 만개했으면 예뻤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알겠는데
그것보다 양산이 간절하더라



관룡산 옆에 청룡암이 있다.
대장아저씨가 코스 설명해주실 때,
청룡암 들러봤자 힘만 들고 볼 것도 없다라고 했다.

오로지 정상만 바라봤기 때문에 들릴 생각도 없긴했다.




관룡사 입구다



이 표지판이 있는 곳에 세 갈래 길이 있는데
관룡사 쪽 가장 왼쪽 길로 빠져야 한다.
후미에 따라오던 대장아저씨를 만나 다행이었지….
이 더운날, 하마터면 들릴 생각도 없는 청룡암에 방문할 뻔 했다.

사진상 보이는 절쪽으로 빠져야 관룡산에 갈 수 있다

코스중에서 관룡사에서 관룡산으로 향하는 코스가 가장 험준하다.
지도상 짧은 거리였지만, 전체 코스 중 가장 길게 느껴졌다.
오르면서 금오산에서 누가 했던 “산이 매너가 없어!”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창녕 관룡사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 295호보다 복전함이 눈길을 더 끈다
쩐은 거부하고 지폐만 받나 보다.


관룡산 정상석까지 올랐다.
그늘막이 없어 사진만 찍고 얼른 지나쳤다.


관룡산 비석을 지나치면 그늘막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밥을 먹는 게 보인다.
아직 갈 길이 멀어 화왕산 쪽으로 향했다.


꽃이 만개해 있었다면 얼마나 예쁜 길이었을까.
황량한 나뭇가지에 만개한 꽃을 상상으로 보면서 걸었다.

사실 관룡산 오르는 길목에 만개한 진달래들이 있었다.
사진으로 남기지 않은 이유는 꿀벌 때문이었다.
벌에 쏘일까 봐 무서워하고 소리지르면서 피해다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반가움이 앞선다.

그들이 기껏 사람을 피해 자리를 잡은 곳까지
전자파로 빼앗고 싶지 않아서 잠시 핸드폰을 꺼두었다.



벤치가 있는 소나무 길을 지나면 정자가 있다.
이 길을 지나면 계속되는 땡볕이라 먹을 곳이 없다
그래서 식사는 이곳에서 하는 게 좋다.

뭉게진 내 샌드위치… ㅜㅜ 그래도 맛은 있었다

표지판을 지나 철창이 있는 안쪽으로 한참을 들어가다보면
이렇게 산악회 리본이 달려있는 길이 나온다.
이 길만 넘으면 진달래 군락이 보인다.

나무 사이로 얼핏보이는 진달래 군락을 보며
“와 미쳤다” “진짜 미쳤다”를 연발했다.





사진상 군락 자체가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넓다.
평소 진달래 꽃잎 크기를 생각하고 사진을 보면 다시 보일 수 잇다.



군락을 멀리서 바라본다


진달래 앞에 허준 드라마 촬영지가 있다.
나는진달래 보겠다고 땡볕에 걸어 올라 왔건만
주차되어있는 포터를 보며 약간의 허무함도 느껴졌다.

주차도 이상하게 해놔서
사진찍다가 “아 포터!!! 포터!!!”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화왕산을 보면서 다음 계절에 또 올만 하겠다고 느꼈던 것은
억세가 있기 때문이다.
성벽을 경계로 한쪽은 붉고 노란 나무들, 다른 한쪽은 바람 따라 흔들리는 억새들을 생각해 본다.


정상에 올라 인증샷을 찍는다..


다른쪽 성벽을 향해내려오다보면
배바위 가는 코스와 2등산로로 향하는 코스가 있다.

배바위 건너서 다른 길도 있다고 하지만
그 길을 못찾아서
배바위만 구경하고 2등산로로 돌아와 매표소까지 향했다.

대장아저씨 말로는 매표소 인근에 맛있고 저렴한 청국장집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도 결국 못찾았다 ^.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지금이 가장 힘들시기라고 고생했다고 한다.

여름등산은 안해봤는데, 이것도 다니다보면 몸이 적응하나 보다.
그래도자외선을 생각하며 여름엔 자제해야지..



화왕산을 다녀온 다음 날
비가 내리면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간만에 코뿔소 바위를 보러갈까,
수락산 기차바위에 줄이 다시 설치됐다던데 그거 구경하러 가볼까

창밖에 관악산을 보면서 산 생각을 해보는 한가로운 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