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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의 사생활/- 독서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폴고갱을 모티브로 한 소설 #거장은 어떤 사고방식으로 살아갔을까?


책 소개

이 책은 폴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소설 뒤편에 타히티에서 주인공의 삶이 나오는데, 실제로 서머싯 몸이 취재한 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티브는 모티브일 뿐. 이 작품을 쓴 작가 또한 예술가이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폴 고갱의 삶을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에 투영시켜 사건을 삭제, 추가, 편집 등의 각색을 하였다.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거장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품 곳곳에 인간의 내면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 들어있다.
그 가운데에서 찰스 스트릭랜드는 보통 인간의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을 갖고 있는 인간인 것처럼 묘사한다.


서평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은 것 같다.
다른 고전문학 대비 자극적인 요소들 때문인지 소설이 흥미롭게 읽히긴 했다.
다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서머싯 몸의 창조인지 구분이 가지않아 아쉬웠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블란치라는 인물이 실존했는지, 그리고 내연 사건이 있었는가 궁금했다.
검색해봤는데 잘 나오지 않은 것을 봐서 가상의 인물이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작품 해설에 등장인물이던 사건이던 사실과 소설을 구분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검색을 거듭할수록 찰스 스트릭랜드와 모티브가 된 폴 고갱은 엄연하게 다른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찰스와 폴 고갱은 같은 사람일까?

폴 고갱도 오직 그의 인생은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목적을 둔 것처럼,
개성으로 존재하고, 그림만이 그 사람의 인생에 전부인 것처럼 살았을까?

폴 고갱을 검색할수록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속물적인 면도 있고, 이기적인 면도 있는 게, 그냥 성격 더러운 남자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요즘 세상이 모든 예술한다고 성격 더러운 것까지 용인해주는 세상이 아니기에

그런 생각이 더 짙어지는지도 모르겠지만..


늘 그림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예술의 세계는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다.
실제 정말 폴 고갱이 천재일까? 그림을 접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이 화가가 정말 천재이기 때문에 이 그림의 값어치가 높은걸까?

아니면 누군가 이 화가를 천재로 포장해주었기 때문에 뜨는 걸까?

예술의 가치는 높지 않은데, 일부 평론가가 한 작가를 띄워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그 노력이 먹혔을 때 사람들이 재테크하고자 몰려들기 때문에 거장이 되는 게 아닐까?

희소성이 작품의 값어치를 올려주기에,

일부러 굳이 띄워주지 않고, 죽어서야 띄워주고.. 그래서 고흐나 고갱이나 생전 거장이 되지 못한 건 아닌가..
조금 시니컬한 생각을 해본다.
예술의 가치가 구분하는 눈이 없으니 구분할 수 있는 그 느낌이 궁금하긴 하다.
그림을 구분하는 느낌이란,, 위스키, 와인, 커피 등 처음에 마실 때는 그 맛이 그 맛이다가 계속 마시다 보면

구분이 가능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감히 가늠해 본다.

 


그렇다고 그림에 동화되었던 경험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딱 한 번 있었는데, 폴 고갱 와 함께 동거했었던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내게 그랬다.
검고 푸른 밤과 그 안에서 홀로 빛나는 달과 시야를 일그러뜨리는 회오리 같은 감정.

꼭 울고 난 뒤에 나오는 엔돌핀이 내 몸에 충만할 때.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동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저럴까 싶었다.
그래서 그림을 보면서 슬프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했다.

대학원생 때 내 자취방에 그 그림이 그려진 엽서를 사서 벽에 붙이기도 했었다.

 

그래도 여전히 폴고갱, 피카소 등 여러 거장의 그림 앞에서
"마케팅아니야?!"라고 의심도 해보며 궁금해하는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