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집사의 사생활/-블랙야크 100대명산 도전

8) 청계산 #날씨별 등산 #초여름 #등산차림

ㅁ 청계산 정보

- 등산코스 : 청계산 입구역 2번 출구 - 사람들 따라가면 됨(직진 후 우회전) - 매봉(정산)

- 난이도 : 하 (운동화 신고가도 될 정도)

- 등산소요시간 : (왕복) 3시간 정도 소요

- 평균기온 : 15.7℃

- 등산차림 : 반팔 티면 충분

- 총평 : 길은 잘 되어있지만, 정상의 경관이 좋지 않은 산

ㅁ 청계산 산행 일기

9시 좀 넘은 시간.

청계산입구역 2번출구에 도착해 지인과 함께 청계산으로 향했다.

청계산으로 가는 길은 간단하다. 2번 출구에서 나와 표지판이 알려주는 길따라 직진 후 동굴 밑으로 우회전!

서울산 + 주말이라 그런지 산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간소한 복장의 20~30대 젊은이들이었고, 북한산에서 자주 보였던 산악회 사람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사람들 가는 방향으로 가면 길 잃을 염려 없다.



5분~10분 정도 걸어가면 등산로 입구에 블랙야크와 김밥집이 보인다. 그 길을 지나면 등산안내도가 초입에서 반겨준다.


날씨가 좋으니 코시국에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나온 사람들이 보인다.
초입에서 산책하는 사람들도 보였고, 하산할 때 는 계곡 뒷편에서 마음챙김명상 같은 걸 하는 집단도 보았다.

청계산 길은 서울산 중 인왕산 다음으로 길이 깔끔하게 되어 있다. 흙길 위에 짚이 놓여져있고 올라가는 길은 대부분 계단이다. 돌계단도 있지만 여타 산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나무들이 울창해서 가는 내내 그늘이 드리워져있다. 햇볕을 직접적으로 내리 쬐는 일이 없다. 게다가 비 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날이었어서 강하게 부는 바람이 달아오르는 열을 식혀주었다.

- 그놈의 벌레

나무가 많은 만큼 벌레도 많다. 시기가 벌레 많은 시기인 건지.. 청계산이 유달리 벌레가 많은건지 모르겠다.

등산로를 지나다니다 보면 공중에 송충이가 매달려 꼼지락 거리는 걸 볼 수 있다. 거미도 아니면서 정체모를 실을 내뿜어 내려와 꼭 사람 눈높이에 있다. 왜 벌레들은 꼭 사람 눈높이 정도에 있는걸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등에 붙을까 혹은 머리에 붙을까 공포에 떨었다. 올라가면서 일행과 함께 한 두어 번 정도 꺅꺅거린 것 같다.

그리고 뱀도 봤다..
등산로를 가로질러 재빠르게 지나가는데 식겁했다. 산을 한 20번 타면서 뱀을 처음 봤다.. 그것도 사람도 많은 청계산에서!!!


정상에 거의 도달할 즈음에 매바위라고 적혀있는 비석이 있다. 청계산에서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는 스팟은 이 곳 한 곳뿐이다. 매바위에서 사진 찍기 위해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있었다.

정상인 매봉은 이곳에서 100m 정도 더 가면 된다.

매봉에 도착하면, 경관은 난간 너머로 찔끔 정도 볼 수 있다. 정상에서도 나무가 어찌나 많은지  시야를 가려 도심을 내려다 볼 수가 없다. 구경할 것도 없어서 바로 블랙야크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었다.


누군가 청계산은 계단만 많고 정상에서도 볼 게 없어서 별로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아마 나도 이 곳에 두 번 올 일은 없겠지.

이것으로 21년 상반기 산행을 마치려한다.

ㅁ 21년 상반기 산행 시즌을 마치며...

"여자 혼자 등산은 되도록 삼가자!!"

이번 시즌에 주말마다 비가 와서 제대로 산행도 못하긴 했지만, 여기서 상반기 시즌을 마치려고 한다. 이번 시즌에 배운 것은.. 여자 혼자서 등산은 위험하다는 거다..

지난번 연인산 산행 때,
사람도 없고, 폰도 안 터지고, 배터리도 없는데 길까지 잃어서 중도 하산한 것도 그렇지만, 내려가는 길 용추 계곡에서 아무도 없는데 쏘렌토 차랑 4번이나 마주친 일이 있었다.

아직도 이상한 게.. 내가 내려가면 그 차가 출발하고.. 내가 내려가면 또 출발하고.. 내가 내려가면 또 출발하고.. 아무 상가도, 무엇도 없는 곳에서 그러니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운전자가 보였는데 네비를 검색하는 것도 아니었다. 4번째 마주치게 되자, 나는 카메라를 들어서 옆에 전봇대에 붙어있는 번지수를 찍고,

차 옆을 지나가면서 애들한테 카톡하는 척을 했다. 쏘렌토는 내 옆을 지나가더니 다시 보이지 않았다.

이번 청계산 산행 때도 이상한 일이 있었다.
일행과 둘이서 얘기하면서 내려가는데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이상한 차림의 50대 중반 정도 되어보이는 아저씨가 붙어서 우리의 대화에 자꾸 끼어드는 것이다. 원래 산에가면 아저씨들이 말을 거는 일이 종종있었는데, 이 사람은 뭔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

계속 대화에 껴들길래 불편해서 말을 안 하니까 자기가 불편해서 그러냐며 앞으로 먼저 휘적휘적 가길래 끝난 줄 알았더니..

앞에가면서 우리 쪽으로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뒤돌아본 지 한 5번째 됐을까.. 일행과 나는 참지 못하고  시야에서 그 아저씨가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 일부러 발걸음을 늦췄다. 그런데 우리가 늦게 가면 그 아저씨도 늦게 가고, 우리가 빨리 가면 그 아저씨 발걸음도 빨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하산을 했는데, 등산로 초입에서 그 아저씨가 우리가 내려오길 기다린 것처럼 서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불쾌감이 치밀어 올랐다.

일부러 서있는 아저씨에게 멀찍이 떨어져서 빙 둘러 지나가려는데 우리한테 직진해서 오더라.

그러면서 막걸리 한 잔 하자는데, 참았던 화가 터져서 “싫어요. 가세요."라고 쏘았다.

계속 불편해하는데 대화에 끼려고 하는 것도 그렇고, 불쾌하게 왜 계속 뒤돌아보며 우리가 있는 쪽을 쳐다보는 걸까? 그리고 모르는 50대 중반 아저씨가 갑자기 2030대 여자애들한테 술 먹자고 그러니;; 주변에 사람 많고 일행이 있으니까 쏘아댔던거지 혼자였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불안한 마음에 집에갈 때도 찝찝한 기분을 떨치기가 어려웠다.

여튼!! 아무리 사람 많은 서울산이라도 혼자 다니는 일은 지양해야겠다. 다음 시즌에는 등산 모임을 들어서 친구들이 못 갈 때 갈 수 있는 파티라도 구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이번 산행 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