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 주
운악산 등산 추천 옷차림
: ★장갑/등산화★ (절대 운동화로 올라가지 말 것)
옷은 땀복(긴 팔) + 바람막이로도 충분
- 날씨는 공기는 차가워서 아침에 쌀쌀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금방 땀이 찬다.
추울 걸 대비해 경량 패딩 + 바람막이 + 두꺼운 맨투맨티 + 땀복(요가복)을 입고 갔는데,
경량 패딩은 가방에서 꺼낸 적이 없고,
초중반부터 맨투맨티도 벗어서 다시 착용하지 않았다.
하산 시에 바람막이도 벗고 내려왔으나, 정상 공기가 차가워서 입고가길 추천한다.
등산 소요시간 (2코스 등산 + 1코스 하산)
: 4시간 40분 (기초체력 있는 편인 등린이 기준, 산행 20회 이상의 경험)
- 이름에 '악'이 있고, 높이도 900m를 넘는 만큼 산세가 험하다!
2코스는 밧줄 잡고 암벽을 타야하는 익사이팅한 코스로 되어있고,
1코스는 계단 지옥에 길 찾기가 난해한 부분이 있다.
담력만 된다면 2코스로 등반하고 1코스로 하산하길 추천한다.
운악산 등산길
평일에 일이 있어 본가에 들렀다가 인근 산인 운악산에 다녀왔다
운악산 오르는 길은 포천과 가평이 있으나 포천을 선택!
주차장도 무료다.
등산로를 향하는 주차장 출구에 등산 안내도가 있다.
2코스로 가려면 운악산자연휴양림을 스쳐 지나가면 된다.
등산로 초입부터 경사가 가파른 편이다.
서울산으로 따지면 북한산 원효봉 정도의 난이도라고 할 수 있겠다. (초입만)
흙길, 돌계단, 흙길, 돌계단의 연속이다.
운악사 지점을 찍기 바로 직전에 마지막 화장실이 있다.
음.. 못 볼 꼴을 볼까 두려워 굳이 문을 열진 않았다.
웬만하면 볼 일은 집에서 해결하고 출발하자..
1/3 지점을 지나면 산속에 둘러 싸여있는 운악사를 볼 수 있다.
꼭 움푹 파인 그릇의 중앙에 놓여있는 것 같다.
운악사를 지나가면 얼마 있지 않아 돌길, 계단, 돌길, 계단길이 반복된다.
계단이 계속 출현한다는 것은 그만큼 고도가 급격히 높아진다는 반증 같기도 하다.
죽을 것 같다 이제 못 올라가겠다 싶을 때, 시야가 탁 트인 곳이 나온다.
운악산은 경치 구경하기 좋은 곳들이 많아 다른 산들에 비해 오르기가 지겹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오르면
바위에 스테이플러심처럼 생긴 발판들이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이름을 잘 모르겠음...)
이 지점부터 발판길, 돌길, 발판길, 돌길의 연속으로
등산로가 스펙타클해지기 시작한다.
악산이라 위험하기 때문에 그런지 위치를 알리는 기둥이 곳곳에 서있어 표지판 역할을 해준다.
이 때문에 길 찾기가 수월하다.
봉우리 하나를 지났더니
나무들 사이에 또 다른 봉우리가 보인다.
돌로 되어있는 산이라서 등산할 수 있는 구간이 아닌 것 같다.
'설마 나보고 저길 건너라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긴가민가하며 등산로를 따라간다.
그 설마는 사람을 잡았다..
밧줄이 있는 길을 따라가면 결국 이 바위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아래 사진을 잘 보면, 길이 내려가는 길로 보이지만,
중간에 바위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밧줄이 보일 것이다.
바위를 타고나자 더 위험한 바위가 보인다..
바위 밑은 절벽이요... 경사는 한 85도는 되는 것 같다.
아래를 보면 시야도 탁 트여있어 까불다간 죽겠구나 싶었다..
나와 산행을 함께해주었던 회사 동료들에게 사진을 찍어 카톡을 보냈다
[이번 생은 즐거웠어요 여러분...★]
다 올라서 긴장이 심했는지 다리가 풀렸다.
주저앉아서 경치를 보다가 다시 서봉으로 향했다.
서봉까지 0.16km!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젖먹던 힘을 냈다.
이 지점에서 사다리가 나타나는데 보기보다 경사가 심하고, 꽤나 길다.
헉헉대고 올라와 다시 한번 감상 타임!
이제 거의 다 왔겠지 하고 더 가보니 표지판에서 0.1km 남았다고 알려주었다.
이놈의 길은 끝이 없다.
드디어 서봉 도착!!!
동봉으로 향하는 길은 0.3km 더 가야 한다.
0.06km의 고됨을 경험하고 난 시점이라 더 갈 힘이 나지 않았다.
배에서도 밥 달라고 꼬르륵 소리가 심해지는 터라 앉아서 식사를 했다.
이 날씨엔 정말 샤인머스캣이 간절했지만 ㅜㅜ 챙겨 온 것은 컵라면과 믹스커피..
포천은 추울 거라는 생각에 믹스커피랑 컵라면 챙겼던 건데.. 오히려 더워서 맛이 안 났다.
다 먹고 난 뒤, 쓰레기는 가방에~ 라면 국물은 보온병에 도로 담았다.
식사를 마친 뒤 동봉에 다녀왔다.
0.2km~0.3km를 더 가야하는데 경사가 거의 없어서 5분도 안돼서 도착했다.
인증샷만 찍고 다시 서봉으로 와 후다닥 하산!
하산길 첫 계단..
진짜 지옥 수준인 것 같다.
1코스로 올라오는 사람들 고생 꽤나 했겠다 싶더라.
평일에 외곽지역이라서 사람 없을 것을 예상해서 날 것 그대로인 상태로 등산한 날이었다.
내려오는 길에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길래 바람막이를 벗었다.
평소에 싫어하던 삐까번쩍한 형광색 요가복이 빛을 냈다.
어차피 하산하면 감을 머리는 모자로 가려주고,
마스크 끼는데 화장할 이유도 없고,
화장도 안 했는데 안경도 벗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날 것 그대로,
자연인인 상태로 하산을 했다.
1코스는 시야가 트인 곳도 거의 없다.
거기에 혼자 등산하다 보니 하산 길이 지루했다.
귀에 이어폰 꽂고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혼잣말도 노래로 불렀다.
"지금이~ 2시면~ 집에 가면~~~ 몇 시냐~~~~ "
그러다가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길래
받아 적을 종이가 없어 녹음기를 켜고 녹음하면서 내려왔다.
아무도 없는데 좀 떠들면 어떠한가.
부끄러움도 없었다.
누군가를 마주치기 전까진..
갑자기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뒤를 보니 웬 젊은이가 내려오고 있었다.
녹음하는 걸 중단하고 아무 일 없는 척하고 내려갔다.
내가 뭘 하는지 봤었다고 해도 창피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얼굴 마주할 일도 없으니깐!
그런 생각으로 조용히 내려가는데..
젊은이가 “하산할 땐 등산스틱 쓰셔야 해요"라고 말을 건넴과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부터 찾아오는 창피함........
씻고 올 걸... 하다 못해 렌즈라도 끼고 올 걸...
아무리 그래도 이 형광색 요가복은 아니었는데...
사람인 척이라도 하고 올 걸...
ㅎ.ㅎ.ㅎ...
그래서 그날 등산의 교훈은..
'누가 없더라도...
사람답게 하고 다니자....'가 되었다..
앞으로 아무리 혼등이라도
사람답게 하고 다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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