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요약
판탈레온 판토하는 대위 승격과 함께 기밀업무를 배정받는다.
이키토스의 군인들이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주민들을 겁탈하는 횟수가 증가하자 군인들을 위한 특별봉사대, 즉, 매춘부대를 꾸려 운영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이다.
‘천부적인 조직력, 정확하고 엄밀한 질서의식. 행정능력. 그 어떤 나쁜 습관도 없는’ 판토하는 이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해 낸다. 업소를 매입하고, 필요한 여자의 수를 산정하고, 여자를 모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품질 검증까지 한다.
사업은 군인들의 정욕으로 인해 나날이 번성한다. 육군에서 해군으로. 일반 사병에서 부사관으로. 그리고 그 지역 최고 갈보인 미스 브라질을 영입하면서 특별봉사대 사업은 정점을 찍는다.
특성상 이키토스라는 작은 지역에서 기밀리에 진행되긴 어려울 터. <신치의 소리>라는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신치가 돈 냄새를 맡고 와서 판토하에게 접근한다.
판토하는 그를 단박에 쫓아내는데, 이로 인해 특별봉사대가 해체하게 되는 물꼬를 트게 된다.
소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다.
특별봉사대에서 쫓겨난 갈보 한 명이 판토하의 아내에게 복직을 청원하는 편지를 보낸 것을 계기로 아내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아이를 데리고 그를 떠난다. 이키토스 남자들의 정욕은 끊임없이 커진다.
그 결과로 나쁜 마음을 먹은 무리들이 특별봉사대 여성대원들을 납치해 강간하고 살인까지 한다.
책 읽고 나서..
유머가 섞여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것은 내가 사는 이 세상에도 언제든 이렇게 변할 수가 있다는 생각으로 인한 불편함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세상도 그렇다.
기질적인 요소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에 의해 사고와 행동이 크게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나쁜 짓을 하는 집단에 머무르면, 그 일이 정말 아무렇지 않게 느껴져 물들어 버리게 되고, 나쁜 짓을 아무런 것으로 보고 기겁하는 집단에 있으면, 그 일을 보고 같이 기겁하게 되기 마련이다.
판토하도 이키토스에 들어가기 전과 후에 다른 행동을 보여준다.
‘그 어떤 나쁜 습관도 없던’ 판토하도 매춘이 일상화되면서 아내를 향한 죄책감은 사라지고 내연관계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이상한 전우애가 생겨 창녀 ’미스 브라질‘의 장례식장에 대위 옷을 입고 경의를 표하기까지 한다. 시민들에게 군대가 어떻게 보일 것인지, 어떤 파장 일으킬 것인지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업 자체를 못마땅해하던 스카비노 장군과 특별임무의 결사반대 의미로 군대를 전역까지 해버린 벨트란 신부도 갈보들을 찾아 사심을 채운다.
만약 공창제가 시행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았다.
내 기억 상 10년에서 15년 전쯤?? 피켓 들고 성매매를 합법화해 달라는 뉴스를 봤던 것 같다. 뉴스에서는 자발적 성행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고, 인터넷 댓글 한쪽에서는 부수적으로 강간 등 성범죄를 줄이게 될 거라는 주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정확하지 않다.)
판탈레온을 보니 그 주장은 “욕망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것”임을 간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표면 위로 올라오니 그러지 않던 사람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신나게 이용한다. 처음엔 특별한 제공으로 여기던 것들도 이제는 해주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변질이 된다. 그리고 일반 마을 사람들도 왜 우리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느냐고 아우성이다.
욕망은 욕망을 불러와 주체할 수 없이 악화된 상황을 초래한다.
공창제가 허용되면 환경이 허락하고, 사회가 허락하는데 과연 성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성욕이 강한 사람들만 이용하게 될까? 몸이 성치 않은 사람들만 이용하게 될까?
인간은 고귀해지고 싶어 하는 한 낱 동물일 뿐이다.
이 소설이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사실이 더 암담하게 다가온다.
고등학생시절 ebs에서 하는 프로그램에서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매춘업을 꼽은 게 기억이 난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에. 매춘업이 불법이라고 해도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오래 존재하는 데는 욕망이라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욕망의 충족이 중독 증세로 번지지 않고, 타인에게 결코 해가 될 일은 없을 거라면 모르겠지만, 중독이 되거나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일이라면 욕망을 잠시 꺼둘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환경이 그 욕망에 불을 붙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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