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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의 사생활/- 독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드 보통


  •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기 까지

연애의 순간순간들을 고찰하고 분석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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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간의 연애는 감정적, 생물학적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성적인 것으로 보려고 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빠지면 그 이유를 찾으려고 하고,
내 마음이 제멋대로 상대를 이상화 시키면 “그 사람은 ㅇㅇㅇ인데? 대체 내가 왜??”라고 생각하며 그의 행동을 반추하고 분석하려고 한다. (INTP 종특인가..)

누군가를 만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땐,
어떻게 접근을 해야하는지 머릿속으로 전략적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일도 자주 해봤다. (결국 상상으로 시작해서 상상으로 끝나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실 내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방어적이며 반사적인 행동에 가까운데
불확실한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상대를 이상화 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일까
이상적인 상대였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일까.

내 부족함과 결핍으로 일어난 욕망 때문인가
누군가에 대한 사랑 자체가 실재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일까

이미 빠져버린 상대가 보인 단점을 애써 무시하는 것은
이상이 깨지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인가
사람이라는 생물이 틀린 것을 알아도 사랑을 하려는 모험을 좋아하기 때문인가.


p.130
연인에게도 네 사랑으로 꽉 채워진 이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냐,
아니면 네가 상상한 것이 불과하냐 하는 질문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의 플롯을 따라가면서 지난 나의 기억들을 되돌아 봤다.
늘 나는 연애를 할 때 드는 나의 마음을 보고
“내가 유난을 떤다”라고 스스로를 비난했는데,
원래 연애라는 게 이런 감정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했다.

상대를 이상화시키고, 그의 단점을 못보는 장님처럼 행동하고, 살짝 깨는 순간도 있는거고, 잘 사귀면서도 다른 사람에게도 가끔 설레여도 보고, 나를 묶고있는 연인한테 짜증이 나보기도 하고, 나에게 마음이 떠난 사람에게 비참한 감정을 느껴보고, 매달려 보려고 질투심을 유발하려고 하고, 그래도 떠나 사람에게 마음 아파하고,,,
그렇게 떠나 보내고 나서, 한동안 마음아파하고, 그러다가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또 다시 누군가를 찾아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


사람이란 원래 그렇고, 그게 자연스러운 건데
나는 아직까지 무슨 고집을 부리고 있었던 것일까?

이미 그렇게 쌓은 경험때문에 원래 그런 줄을 알면서도
여전히 두렵고 무서운 것이,,
나는 아직도 연애라는 것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p. 24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우리 내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함을 찾으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합을 통하여 불확실한 믿음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p.72
대부분의 관계에는 보통 마르크스주의적인 순간이 있다.
사랑이 보답을 받는 것이 분명해지는 순간이다.
그 순간을 어떻게 헤치고 나아가느냐 하는 것은 자기 사랑과 자기 혐오 사이의 균형에 달려 있다.
자기 혐오가 우위를 차지하면, 사랑의 보답을 받게 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자기 사랑이 우위를 차짛면, 사랑이 보답받게 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수준이 낮다는 증거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되었다는 증거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p.228
사랑의 보답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사랑을 받고 싶다는 오만이 생겨났다.
나는 내 욕망만 가지고 홀로 남았다.
무방비 상태에, 아무런 권태도 없이, 도덕률도 초월해서, 충격적일 정도로 어설픈 요구만 손에 든 모습으로..
나를 사랑해다오!
무슨 이유 때문에? 나에게는 흔히 써먹는 지질하고 비굴한 이유밖에 없었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