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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의 사생활/- 독서

다섯째 아이 - 도리스 레싱 #민음사

다섯째 아이 , 도리스 레싱 , 민음사 . 번역이 별로다



줄거리

시대와 달리 보수적이었던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첫 눈에 반하고, 급하게 결혼하고, 급하게 임신을 했다.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라는 충고에도 만류하고
그들이 세웠던 행복한 가정에 다산이라는 틀을 완성하기 위해
루크, 헬렌, 제인, 폴을 연이어 출산한다.

돈, 육아의 피로가 쌓여서 당분간 임신 계획을 뒤로 미뤘을 때, 급작스럽게 다섯째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아이에겐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남다른 힘과 식탐이 있었다.
히스테릭해진 해리엇은 자신의 뱃속의 존재를 괴물로 생각하고, 태동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진정제를 수시로 먹는다.

8개월만의 이른 출산에도 여느 아이보다 큰 체격으로 건장하게 나온 벤.
또래 아이들 같지 않은 체격, 힘, 식탐으로 인해 사람들은 그를 짐승같이 쳐다 보면서
동시에 작은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환대받지 못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자신의 폭력성을 주체하지 못한다.
아직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1~2살 많은 폴의 팔을 꺾어버리고,
그가 유심히 지켜보던 고양이와 개는 죽어있었다.


어른들의 결정으로 요양소로 보내진 벤.
해리엇은 병적인 안도감이 들었지만 '엄마'로서 그리고 '어린아이'라는 그들의 수식어가 죄책감을 불러일으켰다.
벤을 보고자 혼자서 요양소를 방문했는데, 오물 덮힌 방에 구속복에 속박당한 상태로
진정제를 맞아 죽은 것처럼 의식을 잃은 상태로 있었다.
이 아이로 인해 다시 가정에게 불행이 찾아올 것을 알면서도
해리엇은 아이를 데리고 돌아간다.
그녀에겐 동정은 있었지만 사랑은 없었다.

해리엇은 그렇게 다른 가족들과 철저히 고립되면서
무력하게, 그리고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만으로 벤을 키운다.




생각들

소설에 묘사된 벤의 모습을 "외계인", "네르데르탈인" 으로 묘사한 것을 보아
성격 뿐만 아니라 외형적인 모습도 이질감을 느끼게하는 모습이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벤에게 장애가 있던 건지 혹은 사회화가 가능했던 아이였는데 부모가 그걸 케어해주지 못한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는데, 벤의 분노의 눈빛과 폭력성만 주로 묘사되었을 뿐, 입장이 서술된 부분이 일절 없기 때문이다.
만약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것이라면, 그것은 그들이 말하는 격세유전 혹은
태교기간의 산모 상태와 진정제가 아이한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벤의 폭력성도 후천적인 것인지 선천적인 건지 알 수 없다.
애초에 해리엇을 포함한 모든 어른들을 보호자가 아닌 이질감을 느끼는
그 아이에게 사랑의 눈길조차 준 적이 단 한번도 없기 때문이다.

아기 시절에 비춰지는 폭력성은 기질적으로 발달된 육체, 힘, 식탐들로 인해
그게 여느 아이와 달라서 폭력적으로 보였던 건지, 정말로 폭력적인 건지 또한 알 수 없다.
어린 아기들이 반려동물의 쓰다듬으려고 하다가 털을 잡아 당기거나 때리는 모습을 가끔 보이는데,
그게 몸집이 크고 힘이 쎈 아이가 한다면 학대가 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만약 벤같은 아이를 낳는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았다.

체력적으로 힘과 활동량은 내가 제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왜 애가 뛰어다니는데, 애 엄마들은 저걸 제지하지 않지?"라는 생각을 자주했는데,
그들이 '지쳐서'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평범한 내가 다른 엄마들과 다르게 아이를 제어한다는 상상을 할 수가 없어졌다.

아무래도 낳아본적이 없어서 사랑이란 단어를 함부로 내뱉을 수는 없지만 연민은 있을 것 같다.
확실하게 떨어지는 지능과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점들이 모두의 눈에 보이기 때문에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차별이나 이종인간 취급 당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입장을 생각하며 아프고 속상해하는 마음이 들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이 모든 것을 감싸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그것은 동화, 만화,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얘기지 실상은 다른 경우가 많다.
나의 사랑이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는 거고,
사랑을 받아서 더 오만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누군가를 깨닫게 하려면
꾸준한 인내가 필요한데, 그게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을 것만 같은 게,
내가 그걸 감당할 성정이 되는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