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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의 사생활/- 독서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ㅁ 짧은 평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뉴욕 사회의 관습과 억압에 대한 표현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나친 배경 설명과 문장의 길이가 긴 편이라 가독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번역이 잘 되어있지 않은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출판사들 중에 열린책들 번역본이 그나마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
많은 인물들의 등장하는 가운데, 의미없는 인물들도 비중있게 설명하여 헷갈림을 가중시킨다.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순수의 시대 인물 관계도



ㅁ 줄거리 : 더보기 클릭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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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녀가 있는 뉴랜드 아처와, 약혼녀의 사촌언니인 엘렌 올렌스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

엘렌의 등장

유럽으로 시집갔던 엘렌이 뉴욕 오페라하우스에 등장했다. 사교계는 그녀의 등장에 긴장하고, 불순물 처럼 바라본다.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기 위해 사촌 동생인 메이 웰랜드는 아처와 약혼 발표를 서두른다.

엘렌과 아처의 끌림

그런 메이 웰랜드의 노력이 무색하게 되기 시작한다.

약혼남은 어렸을 때부터 엘렌 올렌스카와 친분이 있었다.

게다가 한 차례 입맞춤을 나눈 사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재회한 그 둘은 서로 기이한 호기심과 끌림을 느낀다.

"아, 메이가 오는군요. 아처씨가 얼른 가서 맞아줘야 겠어요" 그녀는 이렇게 말했지만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시선을 문에서 아처의 얼굴로 돌렸다.
"아... 경쟁자가 너무 많군요. 사람들이 벌써 메이를 둘러싸고 있어요. 공작과 인사를 나누는군요" 아처가 말했다.
"그러면 여기 좀 더 앉아 있어요." 마담 올렌스카가 나지막이 말하면서 깃털 부채로 그의 무릎을 건드렸다. 아주 가벼운 접촉이었지만, 그는 그녀의 손길이라도 닿은 듯 짜릿한 기운이 느껴졌다.

깊어지는 감정과 엘렌 오스카를 보호하는 뉴랜드 아처

뉴랜드는 갈수록 엘렌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에 매료된다. 폭군이어도 남편 곁이 좋다는 사회상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높이며 혼자이길 고집한다. 그는 그런 그녀를 깊이 이해하는 한 사람이자, 보호해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금단의 열매가 달콤한 것처럼 그 둘의 감정은 깊어지기만 한다.

"처음에 나는 이곳 사람들이 나를 꺼린다는 걸 전혀 몰랐어요. 내가 사람들이 기피하는 종류의 사람이라는 걸요. 사람들은 나와 만나는 만찬 모임도 거절했던 것 같아요. 나는 나중에 알았어요. 당신이 당신 어머니하고 같이 밴더 루이든 씨 집에 갔다는 것과 나를 지켜 주는 가족이 하나 더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보퍼트의 무도회에서 약혼 발표를 했다는 걸요.
(...)
하지만 처음부터... 당신만큼 친절한 사람은 없었어요. 내가 그토록 어렵고 필요 없다고까지 여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
하지만 당신은 알고 이해했어요.
그리고 내가 알던 그 어떤 것보다 좋았죠"

"나는 당신을 포기해야만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요" 그녀가 소리쳤다.
그는 열망을 담아 두 팔을 그녀에게 뻗었지만 그녀는 뒤로 몸을 뺏고, 두 사람은 그녀의 말이 빚어낸 거리에 두고 서로 마주 보았다.

메이와 결혼 그리고 갑갑함

사랑과 결혼은 별개의 것이던가. 엇갈리는 타이밍에 아처는 메이와 결혼하게 된다.

몸은 떨어져 있으나, 메이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질수록 엘렌에게 가는 마음은 막을 수 없었다.

신혼부터 2년의 결혼 생활이 흘러도 아처의 마음은 깊어져만 갔다.

자신이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아내를 해방시키려고 하는 일은 무용한 일이었다.


아처는 그녀가 사용하는 <똑똑하다>는 말이 <평범하다>는 말 못지않게 싫었다. 하지만 그가 자꾸 그녀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점들을 마음에 담아 두게 된다는 사실이 두려워졌다. 어쨌거나 그녀의 견해는 일관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보면서 자란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기도 했고, 그는 언제나 그것을 필요하지만 무시해도 좋은 것으로 여겼다. 몇달 전까지 그는 인생을 다르게 보는 양갓집 여자를 알지 못해ㅆ고, 남자가 결혼을 한다면 그 상대는 당연히 양갓집 여자여야 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결말

몇 번의 시간이 지났고, 몇 번의 재회가 이루어졌다.

그래도 둘의 감정은 깊어져만 갔고, 눈속임 데이트를 하며, 입맞춤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한 파티에서 메이는 둘의 사이를 눈치채게 된다.

은근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떠나려 하는 아처를 두고, 메이는 조용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한다.

엘렌과 둘만의 대화로 '둘 사이를 내가 알고있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전하고,

'임신한 것 같다'는 이야기로 엘렌이 떠나기를 종용한다.

"오늘 아침에 알았어요.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하고 소망했던 일이 일어났다는 걸요."
...
둘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고 다시 말을 잃었다. 그가 그녀에게서 눈길을 돌리며 불쑥 물었다. "다른 사람한테도 말했어?"
"어머니하고 당신 어머니 두 분께만요. .. 그리고 엘렌한테요. 지난번에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다고 그랬잖아요. 엘렌이 나한테 정말 다정하게 대해줬다고요."

그리고 엘렌이 떠나는 환송회. 아처는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깨닫는다. 밀회는 모두가 소리 없이 지켜보고 있던 게임이라는 것을. 그리고 메이가 이 게임의 승자였다는 것을.

30년 후

그동안 의무적으로 서로 가족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리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아처의 곁에 메이도 죽어 없었고, 사람들의 시선도 바뀌었다.

더이상 마담 올렌스카와 비슷한 존재는 위협이 아니었고, 기쁜 마음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할 대상이 되었다.

결혼을 앞둔 아들과 함께 아처는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아들의 제안에 따라 엘렌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아처는 아들을 먼저 보내놓고, 문 앞에 있는다.

그리고 집 앞 벤치에 오래도록 앉아있다가 천천히 일어나 혼자서 호텔로 돌아간다.







생각보다 여자에게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는건 어느 시대나 국가나 똑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유를 논하면서 불륜을 저지르는 아처가 너무 불편스러웠고,
"안돼요 안돼요" 하는 입으로 사촌 동생 남편의 키스까지 받아내는 엘렌의 뻔뻔함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소설에서는 메이는 서브역에 갑갑한 여자처럼 그려졌지만, 아처의 시각을 배제하고 행동만 봤을 때, 문제를 수면위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해결하여 현명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볼 것들
1. 워튼이 그려낸 것은 불륜인가? 비극적 사랑인가?
내게 있어 뉴랜드 아처와 엘렌은 년놈이고, 불륜이었다.
그러나 출판 당시에 현존했던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드라마 "마지막을 춤을 나와함께"에서 잘들여다 보면 억울한 건 이보영인데 서브라는 이유로, 악녀에 장애물처럼 그려졌고, 사람들은 여주인공이었던 유진과 잘되길 바랐다.

가을동화도 보면.. 송혜교가 그렇게 안타까웠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같아도 송승헌 여동생처럼 열받아서 팔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비중이 있는 인물의 중심에 서서 극을 바라보던 시대를 생각하면, 엘렌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메이의 비중은 약소한 점, 그리고 메이 캐릭터는 갑갑하게 그려지고 엘렌은 비련하면서 소신있는 여자처럼 그려지는 점을 감안하면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타이밍 놓친 비극적 사랑처럼 여겼을 수 있겠다 싶었다.




2. 옛날 뉴욕 사회의 관습과 억압들
남편이 바람을 펴고 도박을 해도 여자는 이혼하는 것보다 남편과 사는 게 낫다면서 여자를 다시 그 집구석으로 몰아내던 시대. 가문의 출처를 따지던 시대. 돈 버는 일을 경멸시하던 시대. 그 시대를 짐작해볼 수 있는 문장들이 소설 곳곳에 있었다.또 그런 시대적인 관습이 30년 정도 지나서야 게 눈 감추듯 그 시선마저 바뀌었다.
우리 사회에도 개인의 자유를 빼앗는 관습이 종종 보인다. 직장 생활의 비효율적 상하관계라던가. 돈과 직업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이라던가. 여러가지 기타 등등..
현재 공존하는 억압과 관습은 무엇이며, 그 중 결국 사라질 것은 무엇일까?
책을 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주제인 것 같다.

p. 56 품위 있는 남자로서 그는 과거를 감추는 것이 의무고, 결혼할 만한 처녀로서 그녀는 감출 과거가 없는 것이 의무인데,
p.152 돈을 버는 품위 없는 일은 아직도 경멸을 받았고
P.319 남편이 사업상 불명예를 저질렀을 때 아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히 몸을 낮추고 남편과 함께 사라지는 것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P.320 남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아내는 그의 곁에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