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코스 : 장암역 - 수락산석림사 - 기차바위 - 수락산 주봉 - 주막 - 불암산방면 - 흥국사(딴방향) - 불암산둘레길 - (계단지옥) 불암산 정상 - 상계역
소요시간 :등린이 기준 8시간 소요 (등산스틱O/기초체력O/10회 이상 등반 경험)( 휴식시간 + 주막 막걸리 40분 포함 )
수락산과 불암산 연계산행 다녀왔다.
인스타에서 기차바위를 보고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운이 좋게 산행 스케줄이 있어 가게 되었다.
우리는 장암역에서 만나 수락산석림사를 통한 코스로 올라갔다.
석림사 내에 화장실은 있는데 꽤 많이 더러움으로 장암역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올라가길 추천한다.
깔딱 고개를 넘어가면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지나가면 기차바위를 향한 마지막 코스가 있다. 계단 중간에 가을로 물들어가는 산을 눈에 담았다.
기차 바위로 향하는 길에 줄도 없이 바위를 올라타야 했다. 경사가 생각보다 가파르다. 등산화 신고 올라가도 드르륵 돌 굴러가는 소리에 오금이 저렸다. 까딱하면 골로 갈 수 있으니 조심하자.
기차바위를 오르기 전 밧줄타고 올라가는 구간이다. 여기서부터 살포시 모자를 써주고 인스타 사진 찍을 준비 했다. 두 팔로 밧줄 잡고 워밍업!! 고!!
올라서면 기차바위가 보인다. 은근 멀어보여도 코앞이었다.
기차바위 맞은편에 인스타용 사진 찍기 적절한 구간이 있다. 생각보단 높지 않은데, 사진은 기가 막히게 찍힌다. 근데 나는 사실 이 구간도 무서워서 사진 찍어준다는 말에 거부 의사로 열 번 정도의 도리도리를 했다. 그러나 ‘인생샷’이라는 단어가 나를 유혹했고, 결국 두려움을 무릅쓰고 올라섰다. 내가 다리를 올려놓은 모서리 부분 건너로는 숲으로 떨어지는 절벽이다. 무리하게 사진 찍다가 기차바위 타기 전에 황천행 기차부터 탈 수 있으니 산에선 까불지 말고 늘 조심하자!
기차바위 구간이 사진보다 길고 가파르다. 이것을 위해 수락산에 왔다. 주짓수를 하며 단련한 두 팔다리의 근육으로 수락산 기차바위에 올라섰다.
결국 기차바위를 올라섰다. 이 정도 쯤이야!! 껌이다!!
블랙야크 인증을 위해 잠시 포토타임을 가졌다.
주봉을 지나치면 수락산장이라는 주막이 나온다. 막걸리도 산에서 파는 술치고 꽤 저렴한 편이다. 김치전도 두툼하니 맛있었다. 역시 산에서 먹는 막걸리는 꿀맛이다. 그래도 한 잔 정도로 털고 말아야 한다. 신난다고 여러 잔 마시다 산중에 노상 방뇨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우려는 실제로 벌어졌다. 불암산 가는 길에 화장실이 급해진 멤버가 있어 중간에 흥국사에 들렀다. 안타깝게도 흥국사 화장실 문은 잠겨있다. 장애인 화장실만 오픈되어 있는데,
밖에서 아무나 열 수 있으니 혼자 가면 이용 못 한다고 보면 된다.
불암산 가는 길에 부대시설 때문에 사진 찍지 말라는 팻말들이 붙어있어 찍지 않았다. 말로 설명하자면 올라가는 길은 지옥 같은 계단이 줄지어 있었다. 계단이 올라가면 또 나타나고 올라가면 또 나오고. 계단 지옥이었다. 나는 순간순간마다 지금 런지를 하고 있다는 자기암시로 계단 끝에 올라섰다. 나와 몇 명이 어느 정도 올라가서 뒤이어 오는 사람들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는 할아버지가 “여자애들이 쉬자 했냐”며 조선시대발 망언을 발사하셨다. 일행 남자분은 “그 반대라서 곤란하다”고 답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할아버지도 “천천히 가~ 그러면 못 갈 곳 없어~”하고 노랫말 하듯 말씀하셨다.
천천히 가. 그러면 못 갈 곳 없어.
그 말이 지금까지 뇌리에 남는다.
지나다닐 때마다, 한마디씩 하는 아저씨들이 있다. 조언하는 아저씨도 있고, 반가워하는 아저씨들도 있고, 잔소리하는 아재도 있다. 근데 생각해보니 죄다 아저씨들이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 등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 막상 산타는 아저씨들 눈엔 신기한 현상인 듯하다.
본가에 있는 우리 집 아재랑도 산행을 약속했는데,
코웃음 치며 날 무시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다.
불암산 정상에 도착했드아!! 불암산 정상도 밧줄 타고 올라가는 부분이 있다. 여기엔 징이 박혀있어 기차바위보다 한결 수월할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같은 줄을 여럿이 서 잡을 때 살이 떨리는 느낌이다.
불암산 정상에 앉아 별내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롯데타워는 이렇게 먼 곳에서도 보이더라. 바다보다 산이 더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는 게 이런 거다. 내가 아는 서울 저~편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는 게. 불암산에서 수락산 주봉의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 눈엔 북한산 빼고 다 고만고만해서 알아보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블랙야크 2좌를 마쳤다.
다음 산행지는 마니산이다!!
그때를 기약하며,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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